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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T] 노꼬메오름

GET프리뷰 2012. 10. 30. 13:37

위대한 여행자들에게 무엇인가 먼저 소개하기에는 아직 부끄러움과 부담이 있다. 하지만 차곡 차곡 제주의 모습들을 쌓아나가 보자는 공감에 GET in Jeju의 프리뷰 여행인 SET in Jeju를 우리 마음대로 우리끼리 시작하게 되었다. 그렇다. 공식은 아니다. 잉여다. 스포일러는 아니다. 기대감이다. 


노꼬메오름에서 오르멍들으멍을 한다고 했을때 GET NO.3 의 이승악이 아주 잠시 머리를 스쳐갔다. 사실 노꼬메오름은 내가 올랐던 몇 안되는 오름 중 비교적 가파른 경사와 높이를 자랑한다. 뭔가 이름에서도 그런 기운이 풍기지 않는가? 사실 그래봤자 오름이다. 30~40분이면 올라갈 높이여서 걱정이나 겁을 집어먹을 등산은 아닐것이다. 다만 기타를 등에 맨 채 오를 그 누군가가 아주 조금 안타까울 뿐이다. 

노꼬메오름을 가기위해 제주도립미술관에서 평화로쪽으로 향하는 중산간 도로를 달린다. 고요하고 평화로운 이 길이 참 좋다. 드문 드문 보이는 목장들과 억새풀들을 창밖으로 빼꼼히 쳐다본다. 오름 근처에서 입구가 둘인데 실제 GET 에서는 어디로 올라갈진 모른다. 우리는 사람들이 많이 올라가는 쪽으로 갔다. 가을이고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주차장에 차가 가득이었다. 오름입구에는 언제나 그렇듯 말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사실 그곳은 온전히 말들의 영역이기 때문에 우리가 알아서 잘 피해가야 하는 것이 예의다. 나는 겁이 많아 말들의 헛기침 소리에도 등골이 오싹오싹 하곤 한다. 하지만 이내 카메라를 들이밀 수 밖에 없다. 노꼬메의 설레임은 거기서부터 시작된다. 사실 피해야 할것은 말들만이 아니다. 오름 주차장 입구 부터 오름 입구 까지 이삼백미터는 '똥덩어리' 길이다. 아주 큼직 큼직한 것들로 폭격을 해놓았는데 제주의 말들이 아주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음을 여과없이 보여준다. 노꼬메의 즐거움 또한 거기서 부터 시작된다.



말들 눈치보며 들어서는 입구


노꼬메오름은 입구부터 정상까지 A,B,C,D 코스로 나뉜다. A,B 는 일반적인 길의 수준이고 C 코스의 경사가 가파르다. D 코스에서는 슬슬 모습을 드러내는 정상과 주변의 광경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더 이상 힘든 것은 신경 쓸 부분이 아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A, B 코스까지 부지런히 다른 여행자들과 친해지길 주문한다. 그래야 C 코스 시작부터 마주하는 비탈길 돌계단에서도 서로의 얼굴을 보며 즐거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끌어주고 당겨주며 중간 중간 나오는 평상에 앉아서 함께 휴식도 취하며 가는 것이 노꼬메오름의 참 맛이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정상! 자칫 중간에 종아리가 후덜덜하면 한번은 본전 생각이 날 수 있다. 또한 이번처럼 비 온 뒤라면 바닥이 많이 미끄럽기 때문에 꼭 운동화나 등산화를 신고 오름을 오르기를 당부한다.


돌계단이 보이면 C 코스의 시작


정상에 다다르면 신선놀음을 시작하자. 멀리 안개속으로 보이는 수많은 오름들과 정상을 둘러싼 억새, 한라산의 정상에서 부터 흘러 내려오는 능선의 웅장함과 아름다움에 잠시 압도된다. 파노라마가 너무 넒어 내 똑딱이 카메라로는 아무리 들이대도 그 감동을 다 담을수는 없다. 그냥 눈에 담아 두는 수 밖에. 이곳에서 아티스트의 노래와 연주를 쌩으로 들을 수 있다니 그 상상만으로도 근심 걱정은 사라지고 상쾌한 즐거움이 몰려온다. 아 부럽다. 단, 땀을 흘리고 정상에 올라 공연에 집중하고 싶다면 시원한 산들 바람을 막아 줄 가벼운 외투 하나씩은 가져가도록 하자. 여행자뿐만 아니라 아티스트들 또한. 정상의 모습은 설레는 여행을 위해 아껴둔다. 노꼬메오름에서 여섯번째 '위대한 탈출' 의 성공적인 시작을 기대하며...


오르멍들으멍은 여기서?


글 & 사진. 민창현 http://www.facebook.com/changhyun.min.3

Posted by Bahnies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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